고백
posted Life in mono 2012. 12. 22. 00:38

 

"마음이 울적할 때는 책을 읽자" 고 어제 썼지만, 고백하자면, 며칠 전부터 하루 두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몇 줄의 글을 쓰는 것도 사실은 좀 버겁다. 분노, 슬픔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수많은 것들이 내 안을 가득 채우는가 싶더니, 지금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한꺼번에 빠져나가 버렸기 때문이다. 마치 썰물처럼. 남은 것은 적막한 고요. 떠오르는 생각도, 하고 싶은 말도 없다. 다만 지금 내 손가락을 지배하고 있는 그것에 집중하고 있을 뿐.

 

오늘 밤에는 잠을 좀 잘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나같은 부류의 인간에게 있어 마음의 평화란 곧 지독한 적막에 다름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