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도가니
posted libris 2010. 1. 8. 23:10



「도가니」(공지영, 창비, 2009)



오늘 저녁, 경기도의 한 보육원장이 보육원의 여자 아이 다섯 명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해 왔으며 그 중 어린이 두 명과 합의를 했으나 결국 징역 20년에 처해졌다는 뉴스를 보았다. 요즘 쥐새끼 때문에 텔레비전을 끊었는데 요 며칠 계속 날씨를 챙겨보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이런 뉴스를 접하고 말았다. 망할 쥐새끼 같으니.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꾸준히 반복되는 사건은 사건에 관련된 개인들 만의 문제가 아닌 어떤 구조적인 문제라 할 것이다. 문제는 그것을 인정하느냐 않느냐가 아니라 그것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일 터, 요즈음의 몇몇 사건들에 대한 우리의 해결 방식을 보고 있노라면 무언가 크게 잘못 되어 간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이와 같은 사건들을 접하는 우리가 '분노' 를 넘어  '공포' 를 느끼게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날뛰는 야만을 제어하지 못하는 사회는 인류 초창기의 원초적 야만의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 우리의 조상들이 포식자의 눈을 피해 나무 위해 숨어 살았다면, 오늘의 약한 개체들은 기술 문명의 도움으로 휴대전화 추적장치를 몸에 달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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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은 너무 쉽게 희망으로 도피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만이 희망' 이라는 식의 결론은 조소를 낳을 뿐이다. 작가라면 모름지기, 좀 더 치열하게 현실의 구렁텅이에서 굴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