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다고 생각되는 일
posted Life in mono 2009. 5. 14. 00:12

5월. 아직 봄인데도 세계는 벌써 여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월요일에는 오랜만에 비가 내렸다. 때 이른 더위는 조금 누그러졌지만 마음은 이미 여름에 가 있다.

비가 그친 날의 밤이었다. 굳게 닫혀있던 창문을 열었는데 풀벌레의 커다란 울음소리가 사방에서 한꺼번에 밀려 들어왔다. 그리고 비 온 뒤의 그 흙의 냄새, 축축한 싱그러움. 눈을 감고 폐 깊숙한 곳에서부터 천천히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마치 숲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벅찬 기분이 되었다. 그 기분을 어떻게 글로 설명할 수 있을까? 빽빽하게 지어진 콘크리트 건물로 가득한 도시 한가운데였다면 느끼지 못했을 기쁨. 이사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