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익. 다윈의 식탁
posted libris 2010. 1. 22. 21:40



「다윈의 식탁」(장대익, 김영사, 2008)




아니 이렇게 맛있는 책이 있을 수 있나! 논픽션이 아닌 팩션(faction)이란 것을 안 이후부터 좀 입맛이 떨어지긴 했지만, 어쨌든 물건임에는 틀림 없는 책이다. 다윈 이후의 '진화론의 역사' 에 대해 관심은 있으나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읽어야할 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방황하는 (나와 같은)사람이 있다면 이 책부터 읽기를 권한다. 진화론의 양 진영에서의 굵직한 논쟁들이 어떻게 전개되어 왔으며, 어떤 책들을 어떤 순서로 읽어야할 지에 대해서 나름의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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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리처드 도킨스의 신간「지상 최대의 쇼」가 번역발간 되었다. 그는 생의 남은 시간들을 '창조 과학' 그리고  '지적 설계론' 과의 싸움에 할애하기로 결심했나보다. 리처드 도킨스와 함께 현대 진화론의 양대 산맥이었으며「다윈의 식탁」에서 리처드 도킨스와 허구한 날 으르렁거렸던 스티븐 제이 굴드는 2002년 6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신은 왜 아까운 사람들만 일찍 데려가시는 걸까? 쥐새끼의 화사한 얼굴빛을 보면 앞으로도 30년은 족히 더 살 것 같은데. 진흙 쿠키로 간신히 허기를 면하던 이들을 덮친 강진은 '신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는 어느 나이롱 가톨릭 신자(It's me)의 오래된 의구심에 확신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