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의 장막이 하늘을 덮고
비가 그칠 새 없이 창문을 두들긴다
벽난로의 불은 꺼지고 말았다
독서에 피곤해진 눈을 쉬게 하려고
책상 앞에 하염 없이 앉았노라니
가슴에 닿는 것은 절절한 고독감 뿐
...
따스함을, 이해를, 건강을 갖고 싶다
살고 싶은 의욕을 갖고 싶다
- 1958.10.20
오래 전에 옮겨 적어둔 글이다. 전혜린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글은 읽는 순간 그대로 내 심장의 일부가 되었다. 인간의 고독감이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고독은 때로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